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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트렌드 읽기 : 서예지 X 주지훈 "하렘의 남자들" [네이버 시리즈] - 성 역할 고정관념 탈피, 웹소설 시장의 성장

XOLY 2020. 10. 2.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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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들의 말이 옳아.

황가의 안정은 탄탄한 후계자들에게서 오는 법.

빨리 국서를 맞이하라는 말 충분히 이해해.

그래서 우선 내 후궁들부터 들이기로 하였다.

시작은 한 다섯 정도?

 

 

후궁이 되겠습니다.

황후와 달리 공식적인 업무는 없으며,

황제에게 즐거움과 안정을 주는 게 최우선 역할이라는 것 알고 있습니다.

제가 후궁이 되어서 아양이라는 걸 한번 떨어보지요.

 


 

요새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네이버 시리즈의 "하렘의 남자들" 광고, 혹시 보신 적 있으세요?

 

서예지와 주지훈의 감각적이고 매력적인 연기로 온라인 상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사실 네이버 시리즈는 1년 전쯤, 수애, 김윤석, 이제훈, 변요한 등 유명 배우를 캐스팅하여 웹소설의 주요 대사를 연기하게 하여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전과 비슷한 연출로 광고를 만들었지만 조금 다른 점이라면, 작년에는 배우 4명이 각기 다른 웹소설을 연기했다면 이번 '하렘의 남자들'은 한 작품을 두 배우가 함께 연기했다는 점입니다. 서예지가 황제, 그리고 주지훈이 황후로.

 

그럼 오늘은 네이버 시리즈 '하렘의 남자들' 광고로 두 가지의 트렌드를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광고 트렌드 읽기 : 서예지 X 주지훈 "하렘의 남자들" [네이버 시리즈]

첫 번째, 성 역할 고정관념의 탈피 - 여자 황제와 남자 황후

 

남녀 성 역할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는 언제나 있었지만, 2010년대 중반 이후 '82년생 김지영'을 필두로 우리나라에서 페미니즘이 급격히 대두되면서 미디어, 콘텐츠 등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네이버 시리즈의 '하렘의 남자들'또한 기존의 남자 황제, 여자 황후에서 벗어나 여자 황제, 남자 황후를 표현하고 있는 것에서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성 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소재는 웹소설이나 음지 문화로 불리는 BL, 팬픽 등에서는 이미 시작되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고, 그런 취향의 소비자가 많아진 것도 사실인데요. 제가 이번 광고를 보고 놀랐던 것은 이런 소재를 전통 매체라 불리는 TV에서까지 온에어를 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요새 온라인과 오프라인, 그리고 유튜브와 TV의 경계가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는 해도 말이죠. 위에서 말했듯 어떻게 보면 아직까지 차별금지법이 입법하지도 못하는 보수적인 나라에서 이런 광고라니요!

 

 

 

 

서예지 X 주지훈 "하렘의 남자들" [네이버 시리즈]

 

 

 

 

대사를 곱씹어보면 기존이라면 분명 남배우가 했을 대사를 여배우가 하고, 여배우가 했을 법한 대사를 남배우가 하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사실 이 황제 역할로 서예지 배우를 캐스팅한 것 또한 정말 찰떡이라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많은데요. 서예지 배우는 올 8월 끝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고문영 역할로 큰 인기를 얻은 배우이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 또한 마찬가지로 성 역할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작품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 가난한 캔디형 남주인공과 그런 남주인공에게 직진으로 들이대는 츤데레지만 백마 탄 왕자형 여주인공의 드라마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넷플릭스에서도 높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아마 이 역할의 연장선으로 네이버 시리즈에서도 서예지 배우를 캐스팅했을 것이고, 서예지 또한 그 기대에 부응하는 황제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사실 성 역할 고정관념의 탈피를 소재로 한 광고 콘텐츠는 작년부터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습니다. 남성이 할 법할 역할을 이제 여성이 대신하고 있는 것인데요. 2개의 광고를 함께 보실까요?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또 바쁘게 운전하는 모습을 여성으로 표현하는 것은 이제 더이상 어색하지 않습니다. 특히 디지털 콘텐츠의 주 소비층이라 불리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MZ세대)에서는 이미 자연스런 문화이기에 매체 미디어까지 이런 소재가 자연스럽게 넘어온 것이라 생각됩니다.

 

 


 

 

두 번째, 음지 문화, 더쿠 문화로 인식되던 '웹소설'을 TV광고로 제작한 점

 

약 20년 전, '그놈은 멋있었다', '늑대의 유혹' 등 수많은 여성을 웃고 울리던 '인소(인터넷 소설)' 기억하시나요?

컴퓨터로, 혹은 pmp나 전자 사전으로 긴긴 밤을 지새우게 만들었던 수많은 작품들... 당시에는 10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던 장르라 사랑받는 작품의 경우 영화화까지 되긴 했지만, 인소를 좋아하면 어린 친구들이라는 인식은 사회적으로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그 '인소'가 발전하여 요새는 '웹소설'이라는 장르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는데, 그때 인소를 보고 자랐던 10대들이 재력이 충분한 30,40대 소비자가 되어 여러 주류 장르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라 생각됩니다. 리디북스 등 여성향 웹소설 콘텐츠를 다루는 곳들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고, 특히 '로맨스'와 소위 음지 문화라 불리는 'BL(Boy's Love)'이 카테고리에 떡 하니 자리 잡아, 동등하게 하나의 장르로 취급받는 모습을 볼 때면 차별금지법의 입법이 매번 실패하는 보수적인 우리나라지만 많은 여성들에게는 그게 정말 메이저 한 문화로 자리 잡았구나 하는, '격세지감'이란 생각도 들고요.

 

웹소설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3년 소설 매출은 100억 원대에 불과했지만, 2018년 4000억 원대를 기록하면서 5년 새 40배 이상 성장했다고 하는데요. 네이버, 카카오도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사업에 뛰어들었고, 특히 이번 광고를 제작한 네이버의 경우는 마케팅뿐 아니라 플랫폼이나 작가 영입에 관해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래 자세하게 소개한 기사가 있으니 함께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꿈틀대는 '웹소설' 시장…네이버·카카오 시장 선점 경쟁 /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news.mt.co.kr/mtview.php?no=2020071314042360048

 

꿈틀대는 '웹소설' 시장…네이버·카카오 시장 선점 경쟁 - 머니투데이

# “이혼을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리고 재혼 승인을 요구합니다.” 네이버 시리즈에서 연재되며 누적다운로드 수 7000만회, 누적 매출액 50억원을 기록한 인기 웹소설 ‘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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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하자면, 이번 네이버 시리즈 '하렘의 남자들'을 통해 읽을 수 있는 트렌드는

 

  1. 특히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에서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성 역할 고정관념의 탈피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많이 제작되고 있음
  2. 음지 문화, 더쿠 문화로 인식되던 '웹소설'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음


이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덧붙여, 개인적으로 이런 깔끔하고 심플한 콘텐츠를 좋아해서 앞으로도 네이버 시리즈에서 이 콘셉트로 다양한 배우들을 데리고 더 많은 멋진 광고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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